세치 혀가 백만군사보다 강하다, 조건 설정 책략 - 담양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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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 / 2022. 11. 6. 15:40

세치 혀가 백만군사보다 강하다, 조건 설정 책략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경우 쓰는 책략

사물과 사물 사이에는 일정한 조건들이 맞물려 있게 마련이어서 조건을 교묘하게 설정하는 '교정조건'의 방법을 써보십시오. 논쟁이나 변론을 할 때, 상대가 난처한 문제를 제기해서 긍정도 할 수 없고 부정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진퇴양난의 상황을 벗어날 때 사물 사이의 필수 조건에 근건해서 풀어나가면 위급함을 안전함으로, 해로움을 이로움으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강물과 바닷물을 나누는 이야기 

유명한 우화 작가 이솝이 노예로 있을 때였다. 어느 날 그의 주인이 술에 취한 상태여서 다른 사람과 내기를 했다. "나는 내 재산 전부를 걸고 내기를 하겠소. 나는 바닷물을 한 입에 마실 수 있단 말이오." 그러나 주인은 술이 깨자 몹시 후회하면서 솥뚜껑에 오른 개미처럼 안절부절못했다. 재산이 몽땅 날아갈 판국이었던 것이다. 총명한 이솝은 주인을 찾아가서 한 푼의 재산도 잃지 않을 계책이 있다고 했다. 주인은 반신반의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이솝과 주인은 바닷가로 갔다. 이솝이 상대방에게 말을 건넸다. "저의 주인께서 한 입에 바닷물을 몽땅 마시겠다고 했으니, 주인께서 마시려는 물은 바닷물이지 강물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강물이 끊임없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습니다. 당신은 먼저 강물과 바닷물을 나누어주십시오. 그래야만 주인께서 바닷물을 마실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만일 강물과 바닷물을 나눈다면, 주인께서 한 입에 바닷물을 마셔버릴 것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이솝이 설정한 조건은 '강물과 바닷물을 나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를 실천에 옮기는 일은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솝은 주인의 재산을 지킬 수 있었다. 

 

버스 기사가 강아지를 태우는 손님을 거절한 현명한 전략

강아지가 자리에 앉을 수 있는가 

비오는 날이었다. 한 부인이 다리에 진흙을 가득 묻힌 강아지를 끌고 버스에 올랐다. 이 부인은 자리에 앉자마자 기사에게 물었다. "기사님, 혹시 제가 표 한 장을 더 산다면, 이 강아지도 다른 승객처럼 자리에 앉을 수 있나요?" 기사는 그 강아지를 멀리서 슬쩍 살펴보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그야 물론이죠. 그러나 강아지는 다른 승객들처럼 발을 의자에 올려놓아서는 안됩니다." 표면적으로 기사는 이 부인의 요구를 들어준 것 같다. 그러나 기사에게는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강아지가 자리에 앉을 경우 사람들처럼 발을 의자에 올려놓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강아지가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겠는가? 결국 기사는 이 부인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한 셈이다. 

 

호랑이가 그려져 있는 병풍 이야기 

대장군 아시카가 요시미스는 잇큐가 어린 나이에 아주 지혜롭다는 말을 들었지만 별로 믿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알아보기 위해서 수하를 시켜 잇큐를 집으로 불러들였다. 잇큐가 오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잇큐, 여기 호랑이가 그려진 병풍이 있다. 이 호랑이는 저녁만 되면 병풍에서 나와 사람을 해치니, 네가 이 호랑이를 잡아다오." 잇큐가 병풍을 사려보았다. 병풍에는 참대 숲이 그러져 있었고, 참대 숲에는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었다. 그림은 진짜 잘 그린 작품이었다. 호랑이는 금방이라도 병풍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잇큐는 흔쾌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미안합니다만, 저에게 끈 하나를 빌려주십시오. 그리고 자루도 하나 얻어주세요." 시종은 즉각 잇큐가 요구한 물건을 갖고 왔다. 아시카가 요시미스 대장군은 눈 한번 깜짝 하지 않고 잇큐를 지켜보았으모, 법사는 걱정된 나머지 옆에서 안절부절못했다. 잇큐는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품속에서 손수건을 꺼내더니 머리를 질끈 동여매었다. 그리고 끈으로 자기의 두 소맷자락을 맨 뒤에 병풍 앞으로 가서 손에 끝을 들고 두 손을 부릅떴다. 장군이 일부러 언성을 높이며 재촉했다. "무엇을 하느냐? 어서, 호랑이를 잡거라." "예, 장군님. 그런데 저 호랑이가 저의 모습을 보고 두려워서 꼼짝도 못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만, 사람들을 병풍 뒤로 보내서 호랑이를 쫓아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호랑이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요시미스 대장군은 그만 어쩔 바를 몰랐다. 결국 그는 이렇게 변명할 수 밖에 없었다. "아, 이 호랑이는 너의 용맹함에 놀란 모양이다. 아마도 앞으로는 감히 사람을 해치지 못할 것 같구나."  잇큐가 처음에 대답한 말의 이면에는 조건의 설정이 있다. 호랑이를 그림에서 쫓아내라는 것. 호랑이를 그림에서 쫓아내지 못하면, 잇큐 역시 호랑을 잡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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