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쓰는 법,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 추천 이론서 - 담양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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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 / 2022. 11. 8. 19:26

동화 쓰는 법,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 추천 이론서

동화를 쓴다면 알아야하는 제일 중요한 것

작가가 설정한 독자가 제일 중요하다.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고 가정해 보자. 아직 밤에 혼자 화장실에 못 가는 여덟 살 김영수 어린이와 짜릿한 공포의 맛을 찾아 유튜브를 뒤지고 다니는 열두 살 이영희 어린이. 두 어린이를 동시에 고려하는 귀신 이야기가 있을까? 김영수 어린이에게 공포스러운 귀신 이야기를 해 줄 수는 없다. 반면 이영희 어린이에게 어설픈 귀신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비웃음이나 살 것이다. 대상에 따라 전혀 다른 귀신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냥 뭉뜽그려 '어린이'라고만 생각하면 애매한 이야기가 된다. 으스스한 귀신 이야기인 양 쭈뼛거리다가 알고 보니 귀신의 정체는 슬픈 사연을 가진 이웃집 할머니였다며 훈훈한 마을 잔치를 벌이는 낯간지러운 결말에 이르고 마는 거다. 창작의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책이 나왔을 때 읽게 될 실제독자가 아닌 내포독자, 즉 작가가 임의로 설정한 독자다. 김영수나 이영희냐. 이것이 내포독자다. 학년이나 성별로는 부족하다. "아, 그런 애!" 하고 구체적으로 실감할 만한 어린이여야 한다. 내포독자는 자녀일 수도, 학생일 수도, 아는 집 아이일 수도 있다. 

내포독자는 단지 독자의 수신에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작가의 발신, 즉 동화의 기준점이 된다. 작품의 성패와 수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한 사람의 어린이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 그 한 사람의 내포독자는 작품의 기준점이 되어 줄 것이다. 작가가 길을 잃지 않도록 북극성처럼 한자리에서 반짝반짝. 

내포독자로 삼을 만한 현실의 아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린 시절의 나를 내포독자로 삼아도 좋다. 전학 간 학교에서 애써 씩씩하게 굴던 나, 얼결에 엄마 지갑에 손대고 혼자 벌벌 떨던 나, 글짓기 대회에서 1등 한 친구들 미워하는 나를 미워하던 나 등. 혹은 이야기 속 인물도 괜찮다. 어디서든 내 이야기를 들어 줄 소중한 독자님을 책상 앞에 모셔 와야 한다. 

내포독자가 명확할수록 이야기는 구체화된다. 생명력을 얻는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가 된다. 단 한 사람을 위한 이야기니, 단 하나밖에 없는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의식을 하건 안 하건, 기성작가들은 자기만의 내포독자를 가진 경우가 많다. 한강의 내포독자와 공지영의 내포독자를 떠올려 보라. 작품마다 다르기도 하지만, 대체로 작가들에게는 고유의 내포독자가 있다. 그런데 습작 중이거나 신인인 경우, 아직 자신만의 내포독자를 찾지 못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작품마다 다양한 어린이를 호명해 보면서 딸깍, 비밀의 숲으로 들어가는 자물쇠가 풀리는 순간을 찾아야 한다. 자신과 통하는 내포독자를 발견하는 때, 그리하여 나만의 목소리를 찾는 때다. 

 

동화를 쓰려는 분들에게 권하는 어린이문학과 창작 이론서 10선 

거짓말하는 어른 

어린이문학 현장과 통하는 어린이문학 평론집.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은 물론이고, 여러 매체의 기고문도 찾아서 읽어보세요. 

 

나는 왜 쓰는가

작가로 산다는 것. 이 엄숙한 질문에 대한 조지 오웰의 치열한 통찰이 담겼다. 작가에 대한 사심을 더해 너무나 사랑하는 책이다. 

 

어린이문학의 즐거움 (전 2권)

어린이문학의 성문 기본영어. 솔직히 흥미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일단 읽어보세요. 

 

동화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어린이책 읽는 법 

어린이 독자와 어린이문학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 구체적인 정보 또한 유익하다. 어린이에게 책이 무엇인지, 독서가 무엇인지 알려 주고, 아이와 책장을 정리하는 법, 분ㅇ별로 책 읽는 법과 좋은 책 이야기를 알차게 담았다. 이야기마다 저자가 독서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의 생생한 일화를 예로 들고 있어 더욱 친근감을 준다. 한편으로 저자는 이 책이 어린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책 읽기가 정체된 어른에게도 유익하리라 권한다. 실제로 어른도 읽어 보고 싶은 어린이책이 가득 소개되어 있다. 

 

옛이야기와 어린이책 

독보적인 옛이야기 연구자가 비교문학적 식견으로 어린이문학과 구비문학을 깊이 있게 설명한다. 같은 작가의 다른 책도 함께 보면 좋다. 

 

용의 아이들 

니콜라예바는 당대 어린이문학의 새로운 고민을 다양하게 담아내는 평론가다. 쉽게 읽히는 글은 아니지만 주문을 왼다는 기분으로 읽다 보면 번득 깨달음의 순간이 찾아온다. 진짜다. 

 

유혹하는 글쓰기 

명불허전 글쟁이 스티븐 킹의 창작론. 지금의 스티븐 킹이 있기까지 연대기와 구체적인 창작 지침 모두 유용하다. 

 

이야기 넘치는 교실 온작품읽기

교실에서 온작품읽기를 진행한 교사들의 경험담. 어린이 독자의 반응을 생생하게 읽어 볼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무 가지 플롯

플롯에 대한 기본 개념을 정리하고, 플롯을 스무 가지로 유형화했다. 그런 유형에 갇혀서는 안 되지만, 유형을 알아 두는 건 플롯에 대한 고민에 도움이 된다. 

 

STORY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법의 대가가 쓴 이야기 건축법이라도 해도 좋다. 할리우드 영화의 비법이 담겨 있으니 보물찾기하듯 살펴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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