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뇌 피부로 생각하는 생명과 마음의 세계

피부는 색을 구별한다 

뇌 속의 송과선이라는 기관이 빛을 느낀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뉴질랜드에는 원시파충류인 투아투라 도마뱀이 살고 있습니다. 이 도마뱀은 세 개의 눈을 가진 도마뱀으로 유명합니다. 빛이 머리 위의 비늘을 통과하여 그 아래 두개골에 있는 구멍을 통해 송과선에 도달하면 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두개골에는 구멍이 없습니다. 인간의 송과선은 멜라토닌을 합성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피부를 검게 만드는 호르몬입니다. 리마 드 파리어가 쓴 선택없는 진화에 의하면 송과선이 한때는 광수용 시스템이었는데, 피부의 광감수성을 조절하는 기능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표피 또는 피부 어딘가에 자외선뿐 아니라 가시광선을 느끼고 색의 차이를 구별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인간의 피부도 전기장을 만들면서 무언가를 느낀다 

덴다 미쓰히로는 최근 전위 감수성 이온채널, 즉 전기를 느끼고 세포를 흥분시키는 분자를 표피 세포에서 발견했습니다. 이것이 공기 중으로 전파되는 전기장의 변화를 일으킬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양하고 비슷한 분자들이 온몸의 표피에 있을 가능성입니다. 만일 그렇다면 체표면 전체가 전자기장을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피부 전위에 대한 연구가 더욱 진전되어 미세한 전위 변화를 외부 보조 시스템에 응용하면 운동능력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 개발이 가능할 것입니다. 

 

 

몸과 마음의 상태를 좋게 하는 마사지 

우울증이 있는 여성 환자에게 마사지를 했더니 혈중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이 줄어 스트레스가 개선되었습니다. 반대로 신체를 움직이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시도했지만 생화학적인 변화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몸 전체의 자세와 호흡, 그리고 피부 감각을 포함하는 체성 감각은 마음에 영향을 끼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피부 감각은 마음에 큰 영향을 줍니다. 또한 피부의 장애나 질환이 몸 전체와 마음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피부, 특히 표피는 다양한 자극에 따라 수많은 정보전달물질을 만들어서 방출합니다. 이것을 제어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마사지 같은 피부 시술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더욱 좋게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비인과율의 세계를 나타내는 피부 

생명체에서 '내부와 외부'를 명확히 나누어 생각할 것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19세기의 클로드 베르나르입니다. 일본 생물물리학의 선구자인 와타나베 사토시 박사에 의하면 생명의 내부 환경에는 역인과율 현상, 즉 미래가 과거를 결정한다는 원리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생명은 닫힌계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시간의 흐름은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다른 방향일 수도 있습니다. 에너지와 정보의 출입이 자유로운 시스템에서는 '자기조직화'가 일어납니다. 이를테면 무질서에서 질서가 나타납니다. 여기에서 인과율이 성립되지 않는 것입니다. 배양접시에 표피 세포인 케라티노사이트를 놓고 배양하면 얼마 후 배양접시에는 세포로 뒤덮입니다. 일부에 자극을 주면 칼슘이온의 파도가 세포집단에 발생합니다. 마치 큰 전광판 위에 나타나는 일정한 패턴과 같습니다. 표피 형성은 자율적으로 일어난다고 하지만, 사실은 벽돌이 스스로 모양을 바꿔가며 질서정연하게 늘어서서 벽돌담을 만드는 신기한 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