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가 우리한테 해준 게 뭔데, 멸종하는 이유 - 담양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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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 / 2022. 11. 3. 08:25

모기가 우리한테 해준 게 뭔데, 멸종하는 이유

모기가 박멸하면 말라리아가 사라질까?

말라리아 병원체는 말라리아원충속의 단세포 생물들이다. 약 120종이나 되는 말라리아 원충 중에 오직 다섯 종만이 인간의 몸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말라리아 병을 일으킨다. 이 병원체가 말라리아모기 속 암컷 모기의 침에 의해 전달되는 식이다. 말리아 병원체 중에 최소한 두 종류는 인체에 최대 50년 동안 아무런 증세 없이 잠복할 수 있다. 말라리아모기의 번식을 막아주는 포식자 곤충들은 그 특성상 유전적으로 다양하기 어려워서 살충제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말라리아모기를 죽이려고 사용하는 화학적  조치에 포식자 곤충들이 더 많이 죽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말라리아모기는 더욱더 번성한다. 그러므로 모기의 천연 천적들을 학살하지는 않고, 좋은 모기장을 사용하는 편이 훨씬 더 타당해 보인다. 

 

바닐라가 비싼 이유 

자연수분자의 전형적인 예로 꿀벌을 들 수 있겠지만 사실 꿀벌은 꽃식물의 약 15%의 수분만 책임진다. 모기는 다른 이들의 먹이가 되어주면서 생태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수많은 유용식물의 수분자이다. 세상의 꽃 모양은 다 다르므로 최대한 다종 다양한 수분자가 있어야 한다. 벌만으로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좀모기과는 카카오 꽃의 수분자이다. 좀모기과만이 유일한 수분자이다. 카카오꽃은 너무 작고 구조가 복잡해서 커 봤자 3mm를 넘지 않는 좀모기과만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닐라종 난초의 열매를 발효시킨 것이 바닐라인데, 바닐라가 현재 이렇게 비싼 이유는 바로 바닐라종 난초를 인간이 직접 손으로 수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바닐라종 난초는 대개 마다가스카르에서 재배되고 있는데 원래 이 난초의 고향은 멕시코였다. 멕시코에서 자라던 이 난초에 특화된 수분자까지 마다가스카르로 데려올 수 없었다. 그 결과 바닐라가 비싸게 되었다.

 

전 세계에 치타가 7,000마리밖에 안 남은 이유 

치타는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한 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 결말을 추측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다. 10만 년 전 빙하기 때 고향인 아메리카를 떠난 것으로 보이는 치타종은 지질 지협들을 건너며 제일 먼저 아시아에 도달했다가 마지막에 아프리카에 정착했다.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곳으로의 그 험난한 여정 덕분에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결과로 종 내 유전적 다양성도 극단적으로 나빠졌다. 현재 무작위로 치타 두 마리를 조사해 보아도 둘의 유전적 동질성은 95%에 이른다.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인간 형제들(50%) 보다 유전적으로 훨씬 더 가까운 것은 물론이고, 거의 일란성쌍둥이(100%)만큼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종은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새로운 종의 발생은 이소적 종 분화의 경우가 가장 흔하다. 종의 전형들로부터 공간적으로 떨어져 나온 후에 시간이 흘러 새로운 종이 생겨나는 것이다. 지질학적 판 구조의 변형이 원인이 되어 건널 수 없는 바다나 산맥이 생겨났기 때문일수도 있고, 기후변화 때문일 수도 있고, 통과할 수 없는 온도나 특정 식물 유기체 지역이 생겨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 새로 생긴 이런 경계 탓에 그 경계 '오른쪽과 왼쪽'에 사는 같은 종들의 유전자 집단이 서로 섞이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그럼 순전히 무작위로 서로 다른 각자만의 유전자가 양쪽에서 생겨나기 시작한다. 혹은 다른 쪽에 없는 유전자가 생겨난다고 할 수도 있다. 돌연변이를 통해 서로 다른 유전자를 만들어 가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두 개의 종으로 볼 수밖에 없을 정도의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물론 두 개의 종으로 완전히 분화할 때까지 양쪽 집단 유전적 전형들의 교배는 여전히 가능하다. 그런 교배가 최종적으로 불가능해지기까지 포유류의 경우는 200만~400만 년이 걸리고 조류의 경우는 약 2,000만 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어류의 경우는 종의 분화가 상대적으로 빨라서, 예를 들어 발트해에서 살던 유럽강도다리는 5,000년 안에 새로운 종으로 분화된 것으로 추측된다. 

 

멸종 위기의 바나나 

우리가 먹는 개량 바나나는 사실상 단 한 개체의 클론들이다. 즉, 유전적으로 모두 똑같으므로 유전적 다양성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바나나느 부모 양쪽의 유전자를 받을 수 있는 종자를 통해서가 아니라 꺾꽂이로 번식한다. 19세기 말부터 1950년대까지 바나나는 '그로 미셸' 클론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어떤 진균에 의해 수확량이 대대적으로 줄어드는 일이 발생했다. 모든 수단을 다 써봤지만, 당시 진균의 번식을 막지 못했다. 바나나 산업은 새로운 클론으로 눈을 돌려야 했고 그래서 '캐번디시' 클론이 등장했다. 하지만 캐번디시 바나나도 세계적으로 새로운 변종 진균이 나타나면 지금 당장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세계적인 '바나나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현재 바나나가 원래 살던 곳인 아시아의 열대우림에서 진균병에 대한 저항력이 강한 야생 바나나종을 찾으려고 무척 애쓰고 있다. 만약에 찾는다면 생물 다양성이 살아 있는 열대우림이 우리를 살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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